경기 수원시 광교신도시 일대. 최근 집값이 급락하면서 이 지역 아파트에서 계약 취소 사례가 빈번하게 나오고 있다.
지난 2021년 8월 광교신도시 내 해당 평형 거래 중 역대 최고가인 18억원에 거래된 것으로 신고된 경기도 수원시 원천동 중흥S클래스 아파트(전용 84㎡)가 1년 4개월(495일)만인 지난해 말 돌연 계약 취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높은 가격에 실거래가 이뤄졌다고 허위로 신고 한 후 취소하는 방식의 ‘집값 띄우기’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 아파트 전용 84㎡는 2015년 6억원대에 분양했고, 2019년 입주 초기만 해도 10억원 초반에 거래됐던 것이 2021년 18억원까지 치솟았다. 이 과정에서 의도적인 '집값 띄우기'가 동원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실제 문제의 취소 건이 신고된 이후 9월과 11월 해당 면적은 두 차례나 18억원에 거래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명백한 시세조작” “영끌족을 낚은 희대의 사기극”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18억원으로 신고했던 최초 거래가 ‘시세’가 돼 그 후의 거래는 그 ‘시세’대로 이뤄졌다는 얘기다.
‘집값 띄우기’ 의심사례...전체 취소 건의 65%
서울 송파구 가락동의 헬리오시티 전용 84㎡도 2021년 11월 역대 최고가인 24억5000만원(17층)에 거래가 이뤄졌다고 신고됐다. 하지만 석 달(94일) 뒤인 지난해 2월 거래가 취소됐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12㎡는 2021년 9월 50억원(13층), 그해 12월 49억원(3층), 이듬해 1월 49억원(3층)에 거래 신고 됐지만 3개월가량 후에 3건 모두 계약이 취소됐다. 결국 해당 면적은 지난해 4월 54억원(18층)에 거래됐는데, 2021년 9월 46억원(8층) 거래 이후 7개월 만에 8억원이 껑충 뛴 가격에 거래된 셈이 됐다.
중앙일보가 집값이 급등했던 2021년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의 실거래 신고내용 분석한 결과 취소 건수는 1만721건으로 전체 거래(23만8398건)의 4.5%였다. 이 가운데 시세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의심되는, 최초 신고에서 한 달 이상 경과 후 거래 취소된 건수는 6949건이었다. 전체 취소 사례의 64.8%로 의도적인 집값 띄우기 의심 사례로 볼 수 있는 거래다.
전체 취소 사례 가운데 1760건(16.4%)은 2021년 해당 면적의 최고가였다. 또 15억원 이상으로 거래 신고 뒤 취소된 사례 가운데 해제일까지 경과 기간이 길었던 20건의 사례를 살펴본 결과 16건(75%)이 최고가 거래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허위 거래 신고 의혹은 2018년부터 불거졌다. 정부는 2020년 2월 부동산거래신고법을 개정해 실거래 신고 기한을 해당 계약 체결일부터 ‘30일 이내’로 단축하고, 신고한 거래 계약이 무효·취소 또는 해제된 경우에도 이를 신고하도록 하는 의무 조항을 뒀다. 또 이듬해 2월에는 거래가 취소될 경우 해제 일자를 공개하도록 했으며, 4월에는 부동산거래분석기획단을 출범해 대대적인 전수 조사를 펼쳤다. 하지만 거짓으로 거래 신고해 적발될 경우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는 데 그쳐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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