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나는 관광객으로 몸살을 앓는 이탈리아의 수상도시 베네치아가 내년부터 주말 당일치기 관광객에게는 입장료를 받기로 결정했다고 이탈리아 안사(ANSA)통신이 2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몰려드는 관광객 속에서 도시와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루이지 브루냐로 베네치아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부터 시범적으로 당일치기 여행객에게 입장료를 부과할 것”이라며 “이는 가장 중요한 주말에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안사통신은 “베네치아 입장료 징수 문제는 몇 년 간 논의되어 오던 것”이라며 “정확한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 논의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매년 열리는 곤돌라 노 젓기 대회 ‘레가타 스토리카’나 가톨릭 축일 등 행사가 있을 때는 입장료를 받지 않겠다고 했다. 또 미리 입장권을 예약 구매한 관광객들에게는 할인 요금을 적용하겠다고 했다.
베네치아에는 매년 수백만명의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약 320만명의 관광객이 이곳을 찾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집값과 생활 물가가 치솟으면서 원주민들이 점차 떠나간 것이다. 베네치아 역사지구 내 거주 인구는 1961년 13만명을 넘었으나, 지난해 8월에는 5만명 미만으로 줄어들었다.
이와 관련해 젠나로 산줄리아노 문화부 장관은 “입장료 징수 문제를 심도있게 살펴본 후 확실한 입장을 표명하겠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도시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관광객 과밀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사안을 깊이 살펴본 후에 징수 방식 등을 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31일 유네스코(UNESCO)도 이탈리아 당국이 베네치아를 보호해야 한다며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목록에 올려야 한다고 권고했다. 유네스코는 성명을 통해 “베네치아가 지속적인 개발, 기후변화, 대규모 관광 등 인간의 개입으로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었다”며 “오랜 기간 이어진 이 문제 중 일부는 베네치아의 고유한 특성과 속성을 이미 악화시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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