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는 재산인데, 아무리 판매자라지만 이렇게 자주 가격을 바꾸면 안되는 것 아닌가요?"
테슬라의 가격 정책을 놓고 소비자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경우 차량 가격을 최소한 연식변경이 있을 때에 조절하는 반면 테슬라는 수시로 가격을 변동하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테슬라의 잦은 가격 변동이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을 떠나게 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6일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 전기차 가격을 일제히 인하했다. 이번 가격 인하 조치로 국내 판매가는 지난해 말보다 600만~1165만원 하락했다. 모델3(스탠더드 레인지 플러스) 가격은 6434만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600만원 내렸고 모델Y 롱레인지의 판매가는 8499만원으로 1165만원 인하됐다.
테슬라는 지난해 부분변경, 연식변경 없이 6차례 가격을 인상했다. 2021년과 비교하면 모델3 롱레인지는 5999만원에서 8469만원, 모델Y 퍼포먼스는 7999만원에서 1억473만원으로 가격이 2500만원가량 올랐다. 원자재값 인상이 이유였지만, 차가 잘 팔리니까 가격을 마음대로 올리고 있다는 비판이 컸다. 이번 가격인하 조치 역시 판매 부진 때문이라는 것이 자동차업계 시각이다.
차 가격의 급격한 변동은 기존 차량 구매자들에게는 손해다. 차량 가격이 오를 때에는 이득을 볼 수 있으나 하락하는 시점에서는 기존에 소유하고 있는 차량의 가치도 함께 내리게 되기 때문이다.
지난 7일 중국에서 테슬라 차주 수백명이 모여 집단 항의를 한 것도 같은 이유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을 종합하면 테슬라 중국법인은 홈페이지를 통해 '모델3' 판매 가격을 13.5%, '모델Y' 가격을 10% 각각 낮춰 게시했다. 지난해 10월 24일 모델3과 모델Y 가격을 각각 5%, 9% 내린 지 약 1달 반 만에 가격을 추가 인하해 수개월 만에 20% 안팎 값이 떨어진 셈이다.
이에 베이징·상하이 등 중국 각지 테슬라 매장과 전시장에는 기존 차주 수백명이 찾아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불과 몇 달 새 신차 가격이 확 떨어져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기존 완성차 업체들이 원자재 가격 인상 등에도 테슬라처럼 가격 변화를 주지 않는데는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가격 정책은 회사의 신뢰와 직결된 문제라 기존 완성차 업체들은 보수적으로 접근한다"며 "기존 차주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등도 당연히 고려해야할 대상이고, 이때문에 가격 변동을 연식 변경 등 이유가 있을 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테슬라는 지난해 가격을 가파르게 올리다가 갑자기 가격을 하락시키니 지난해 차량을 구매한 사람 입장에서는 손해를 봤다는 생각을 갖게 하고, 이는 결국 기업의 부정적 이미지가 된다"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보다 안정적인 가격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테슬라 판매 가격은 국가별로 차이가 크기로 유명하다. 중국에서의 가격이 가장 싸다. 일부 모델의 경우 한국, 미국에서보다 43%가량 저렴하다. 그럼에도 판매는 줄어들고 있다. 값싼 중국 전기차 등에 밀려서다. 한국시장에도 판매가 감소 추세다. 카이즈유 신규등록 자료를 보면, 지난해 테슬라는 우리나라에서 1만4571대를 팔아 1년 전(1만7828대)보다 18% 정도 줄었다.
댓글